어려움의 순간에
78년 6월 21일 수료식을 마치고, 그 해 7월 2일,
첫 상담을 시작으로 수없는 사연과 접하여 왔다.
생의 환희보다 슬픔을,
의욕 보다 좌절을,
희망보다 절망을 더 많이 만난 삶의 현장이었던 것 같다.
고통스런 삶에 희망과 용기와 기쁨으로의 전환까지는 내 가슴으로는 역부족이었다.
또한, 실질적인 도움이 필요한 경우,
더 이상 도울 능력이 없어 상담의 한계를 느낀 적도 있었다.
그러나 때때로 절망중에도 희망을 잃지 않고 창조적인 삶을 만들어 가겠다는 강한 의욕을 펼쳐 보이는 내담자의 힘찬 음성을 들었을 땐 봉사의 보람을 느끼기도 하였다.
이토록 작은 봉사로 고통이 있는 이웃에게 희망과 기쁨이 될 수 있다면 그보다 더 큰 보람이 어디 있겠는가?
그렇기 때문에 지금까지 봉사하여 왔다.
그러나 이러한 작은 사랑의 실천이 내 의지로만 하였다고는 생각지 않는다. 그건 보이지 않는 어떤 강한 힘에 이끌리어 슬픈 고뇌와 절망의 역경을 딛고 일어서도록 여러 번 하여, 오늘 2000시간의 봉사를 할 수 있었음에 남다른 감회와 보람을 느낀다.
참으로 고맙고 감사 할 뿐이다. 어려운 여건으로 중도에 멈추고 싶은 순간마다 가슴에 용기 주던 어느 영상시<모래위의 발자국>이 있어 적어본다.
어느 날 밤에 나는 한 꿈을 꾸었다.
주님 함께 해변을 거니는,
내 일생이 하늘을 가로질러 영상인 듯 흐르고,
그 영상의 모래밭에 남겨진 두 쌍의 발자국,
내 발자국 주님 발자국,
그러나 내 일생의 마지막 영상마져
끝나고
뒤 돌아 본 모래 밭 위엔
한 쌍의 발자국만이 머물렀던 많은 순간들,
내 일생의 가장 비참하고 슬픈 순간마다....
그래서
나는 주께 물었다.
“내 당신을 따를 결심을 했을 때,
나 함께 있겠노라 약속하시곤,
내 가장 어려운 그 순간에,
어찌 나를 떠나계셨는지 이해 할 수 없음을.”
그러자
주께서 답하셨다.
“사랑하는 이여, 너 어려울 때
나, 너 떠남이 아니라,
내 너를 등에 업고 가느라
내 발자국만 남은 것이거늘.”
1988년 7월 30일 (생명의전화 9월 회보)봉사 10년,
2000시간상담봉사 표창에 부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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