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넘어선 서른다섯해에 -
오후 5시
하늘이 무너진 그날을
어찌 잊혀질까.
서른다섯해 지나도록 오늘을
나도, 저도
살고 있는데,
당신만이 세월 거기에 머물러 있는게지.
무엇때문에 거기에 홀로 남아있는지.
우리 사는 세상의 삶이
그립지 않는지.
어렵사리 세상과 맞선 날들이었기에
푸념처럼,
담겨진 통한,
오늘 하루의 말이다.
두고온 사람에게 아직도 미련이 남아있는걸까.
참으로 야속타.
백번 마음돌려 생각해 봐도
그러함에도 현실적으로는 받아들여야 하는 것이 아닌가.
어렸던 자식들이 장성하여 남편이 먹었던 나이를 넘어섰고,
또 그 나이에 가깝게 잘 자란 아들 딸을 알아보기나 할런지.
바보같은 생각.
기일만 되면 이런저런 생각으로 가슴착잡하다.
잊으려 해도,
잊혀지지 않는 그날
나도 그곳에 머물러 살아온 세월이었던가,
그날의 상처가
밀물처럼 가슴에 다가와 있다.
그러나,
격랑을 넘은
현실의 나는 미소로 스스로를 지켜준다.
손자와 손녀의 커가는 모습을 보면서.
손자, 손녀
할아버지의 얼굴모습조차 상관없는 듯
한 낱 행사에 참석한 것이 아닌가.
그렇다고 탓하지 않는다.
나도 할아버지, 할머니 때문에 눈물짖지 않고 있다.
한 때는 할머니에 대한 그리움으로 밤 설치던 때도 있었지만,
슬픔을 몰랐기 때문에 그랬을 것이다.
이런저런 생각으로
지난 세월을 들여다 본 확대경의 모습이
소설속의 이야기처럼,
숨이 차서 헐떡였던 기억들도 눈이 짓물러 치료받던 날들도
조각 조각의 한 장면에 묻혀 때 되면
저며진 상처가 펼쳐져 아픔으로 나타나기도 하지만,
세월은 빠르게도 지나갔다..
이제
35년의 어둡던 세월
잊을 수 없는 그날을 그곳에
묻어두고
내 남은 세상을 건강하고 행복하게 만들어 가자.
눈물담겨진 삶이었기에 오늘의 모습도 있다고
웃으며 살아가자고.
인생은 그렇게 지나가고 있다고.
사랑도, 행복도, 그리움도, 슬픔도
이런 저런 푸념담긴 서른다섯해를 보내면서
2012.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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