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지꽃의 역사 이야기
지리산에 위치한 천은사 오르는
돌계단 층계와 층계 사이의 척박하고 비좁은 돌층계 틈새에
노란색의
양지꽃이 해맑은 모습으로 피어있었습니다.
좁디좁은 틈새에 홀로 피어있는 작은 양지꽃은
생명의 신비
그 자체였습니다.
홀로 피어있어 더욱 돋보여 눈길을 끌었습니다.
왜 하필 이 비좁은 틈새에서 생명을 틔우느라 고생을 하는가.
기름지고 넓디넓은 땅도 많이 있으련만.
그러나 미소하다고 느끼는 양지꽃이라 하여도
하느님의 숨결은 그곳에도 머물러 있었습니다.
그 꽃에도 생로병사와 희로애락이 인간사와 다르지 않게 있음을 보았습니다.
그 꽃 하나가 피어나기까지 모진 비바람과 태풍이 수없이 지나갔습니다.
어느 것 하나 그냥 만들어진 것이 있겠습니까.
그렇게 미소한 양지꽃이라 하여도 하나의 역사는 이루어집니다.
생명은 개인적인 가치와 인간 전체에 대한 가치의 생각을 어떻게 하느냐에 있습니다.
개인으로는 불행과 고통을 겪는 사람들에 대한 사랑이 생명에 대한 책임입니다.
생명은 이웃에 대한 사랑과 인간 전체에 대한 박애 정신인데
이웃과 개인에 대한 사랑은
우리가 책임 맡을 수 있습니다.
사회에 있어서는 사회악에 대한 책임을 감당할 수 있는 사랑,
그러나 많은 사람에 대한 사회적인 책임은 주님을 통한
하느님의 사랑으로 채워져야 합니다.
풀꽃 하나라도 귀하지 않은 생명이 어디 있겠습니까마는
인간의 생명보다 더 귀한 것은 없습니다.
하느님의 숨결은 곳곳에서 신비로 나타나 생명으로 이끌어 가십니다.
돌층계에 피어난 미소한 양지꽃도 지켜 주시는
하느님은 생명의 신비입니다.
살아있다는 것은 축복입니다.
제도나 법보다도 우선은 사랑입니다.
사랑은 생명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하나의 생명을 지키기 위하여 이름도 없이 얼굴도 보이지 않는
생명의전화 자살예방에 참여하여
봉사하고 있습니다.
생명의 존귀함과 신비를 의식하면서.
미소하다고 느끼는 양지꽃처럼 척박한 땅에 피어
외롭고 힘들어 슬픔에 몸부림치는 꽃이라하여도
너와 함께 있음을,
그리고 외로운 당신의 숨결을 지키기 위해
이곳 작은 공간에서 함께 숨쉬고 있다는 것을
우리는 신뢰로 나타내야 합니다.
사랑은 생명입니다. 생명은 신비이기도 합니다.
미소한 양지꽃에도 하느님은 사랑으로 생명을 불어 넣어 역사를 만들어 가십니다.
우리의 작은 관심과 배려와 사랑으로 하나의 생명을 지킬 수 있다면
우리 모두의 축복입니다.
온 천하보다 귀한 하나의 생명이 살아가도록 도움을 주겠다는
우리의 처음 약속이 지켜질 수 있다면.
이 모든 것은 주님의 은총과 섭리가 우리에게 머물렀을 때
가능한 것이리라 생각됩니다.
생명의전화 2017. 9,10월호 회보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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