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시인 신영자 - 사랑하는 친구를 떠나 보내며
영자야! 잘 가!
이제 이승을 떠나야 할 시간이 되었어!
나의 사랑하는 글 친구!
네가 이 세상을 떠나가는 것은 네 아픔이기도 하지만,
남겨진 우리들에게도 너무 큰 슬픔이고 충격이야!
간다는 말 한마디 나누지도 못하고.
언제나 긍정적인 삶을 지켜 온 천재적인 시인인 영자!
영자야! 너는 앉아서 쓰면 시가 터져 나왔지.
내가 너에게 너는 일필휘지형이라고 말했지.
네게 가장 좋아하는 계절을 물었을 때,
눈 내리는 겨울!
60년도 더 된 세월이 지났어.
그때 이미 너는 시인이었어.
이제사,
세상이 천재적인 네 시를 발견하였는데,
네 시가 노래가 되어 온 천지에 울려 펴지려 하는데,
네 시가 사람의 가슴에 심금을 울려,
모두의 위로가 되려 하는데,
참으로 운명이 거기까지라니!
그런 슬픈 운명에도 하느님의 뜻이 있으신 걸까?
하느님!
영자의 영혼을 위로하시고,
천상낙원에 들도록 은총으로 받아 주소서!
세상의 잡다한 모든 생각 잊어버리고 평화의 안식을 누리도록 자비를 베푸소서!
가는 길 친구 없어 외로워 말고 잘 가시오.
뒤 돌아 보지 말고 편히 가시오
가는 길이 다른 걸 어찌하오!
나의 사랑하는 친구 영자!
그 많은 시를 두고 어찌 가느냐!
참으로 어안이 벙벙하다.
이제는 하늘의 별이 되어 아름다운 시어로 그곳에서도
시를 술술 쓰고 있겠지.
시름을 달래 줄 친구가 먼길로 떠나가네.
영자야! 잘 가.
고향에 다녀오자고 하더니,
매일 바쁘다고 이일저일 로 미루었는데,
눈물이 앞을 가린다.
-꿈이었으면-
~낙엽지는 이 가을에 나의 깨복쟁이 친구 영자를 보내며~
2020. 11. 18일 장례식 날 아침